|
| 이 름 |
|
|
내봉 |
2003-01-04 00:14:15, Hit : 1887 |
|
|
| 제 목 |
|
밤안개속의 만지갯마루 (2000.7.1~2) |
|
출조일 : 2000.7.1-2
물때 : 사리-7물
출조지 : 만지도 갯마루
참가자 : 해조님, 버들치님(외 2분), 해적님, 한바늘님, 뽈라구님(+젖뽈라구님), 내봉
조과 : 왕뽈락, 가끔 개뽈락 섞어 2-3못(씨알 좋음), 자리돔 2-3못 외 잡어 약간
기상 : 맑음(개임) -> 흐림-> 스침 비 -> 안개
기온 : 밤-선선함, 아침-해뜬 후 무더위
바람 : 거의 없음, 잔잔함
조류 : 거의 없음, 잠깐 동안 약간의 흐름
이번 출조는 장마전선이 오락가락하는 중이라 날씨가 약간 걱정이 되었으나 가까운 민박을 염두에 두고 출조하였다. 출발전 총 3인으로 예정되었으나 어떤 예감들을 받았는지(왕 텔레파시 발달한 회원분들!) 갑자기 인원이 8명으로 늘어났다. 서로 연락들을 취하면서 마동에 시간 맞추어 집결하였다. 그 와중에 해적님께서 오후 2시 출발인줄 알고 늦잠을 주무신 덕분에 해조님과 내봉은 해조님 사무실에서 정담을 나눌시간을 더 가졌고 한바늘님은 아슬아슬하게 턱걸이하여 출조에 참가하게되었으며 뽈라구님도 외로이 만지도까지 오지 않아도 되게되었다. 아무튼 해적님은 결과적으로 여러님들께 도움이 되셨지만 조행이 끝날 때까지 벌주, 벌식으로 찡꼴을 빼셨다.
항상 이용하는 단골 설선장님의 동성호에 올라 만지도로 향하는 중에 바다위에 상당히 많은 기름이 떠다니는 것을 보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배 두척이 충돌하여 침몰하는 사고가 있었다 한다. 아마도 안개 때문이었을 것이다.
갯마루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주변을 둘러보니 주변 경관도 훌륭하고 갯마루도 넓고 깨끗하였다.
각자 채비를 셋팅하여 어신을 기다린다. 역시 채비셋팅 1등은 뽈라구님(항상 준비된 조사랍니다). 금방 뽈라구님이 첫 수로 참뽈락을 걸어 올리신다(남들은 아직 채비 셋팅도 안됐는데). 이 여름에 금방 참뽈락이 올라오는 것을 보니 갯마루의 저력을 느끼겠다. 씨알도 좋고 예쁜 참 뽈락이다. 다들 채비셋팅에 마음이 바쁘다. 곧 이어 해조님이 황뽈락 1마리 추가, 또 뽈라구님이 1마리 추가.... 이렇게 저녁 무렵부터 이어진 입질에 여기 저기서 뽈락들을 만나고.... 올릴 때마다 참뽈락인지 개뽈락인지 확인하며 참이다, 개다 이러면서 낚시들을 즐겼다.
이날의 낚시의 백미는 버들치님의 돗자리 조법이었다.
준비해 오신 깔개자리를 하나 척 펴시더니 편안하게 양반다리를 하고 앉으셔서 죽봉대를 드리우고 앉은 모습이 매우 편안해 보였다. 흡사 한옥의 대청마루에 편안히 보료깔고 앉아서 뽈락들의 문안인사를 차례대로 받으시는 모습이다.
연이은 참뽈락들의 문안인사에 여기 저기서 탄성이 터져나오고 나도 다음에는 돗자리 준비해올까하는 소리와 웃음속에 만지도의 밤은 깊어갔다.
밤이 이슥하여 출출해지니 자연 회맛이 생각난다. 오늘은 화로를 준비해 왔으니 회와 함께 볼락구이를 하기로 하고 해조님과 뽈라구님이 고기를 장만하신다(해조님, 뽈라구님 감사합니다).
회를 쳐서 펼쳐놓으니 대형접시에 한접시는 되겠다. 고추와 특제 오이지, 마늘등으로 데코레이션을 하고 대나무 발에 엊어놓으니 너무 멋지다. 한쪽에서는 화로에 불씨를 일구면서 회와 포도주, 백세주, 소주를 돌리며 이야기 꽃을 피우니 밤깊는 줄을 모르겠다.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니 바람 한점 없는 남해바다에 안개가 자욱하다. 안개가 짙어지면서 멀리 보이던 나트륨 등들이 하나 둘 사라져간다. 이윽고 가까운 섬 마을의 가로등만이 안개 속에 가물 가물할 제에 이것이 안개 때문인지 술 때문인지 아련하다.
한가지 미안한 점은 이날 씨알좋은 볼락들을 버들치님이 많이 올리셨는데 정작 회를 장만하기전에 잠을 청하려 민박집으로 들어가셔서(깨울 수가 없어) 우리끼리 그놈들을 먹어치운 것이다(요 대목에서 매갱이 짓을 한거지요 히히히). 버들치님 다음에는 꼭 일찌거니 장만해서 대접해 올리겠습니다. 아침에 드신 뽈락구이는 맛이 있으셨는지요. 사실은 그놈들은 큰놈들 골라내고 남은 기리빠시들이랍니다. 죄송합니당.
이번 출조 역시 큰 고기, 멋진 고기 욕심에 휘둘리지 않고 나름대로 낚시의 즐거움을 추구하며 일상의 찌든 때와 스트레스를 싱그러운 바닷바람과 맛난 먹거리들에 실어서 날려보낸 출조였습니다.
돌아오는 길 그야말로 Refresh된 심신을 느끼며 집으로 향하였습니다.
2000.7.3
내봉書.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