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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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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마루™ |
2003-01-03 23:54:01, Hit : 34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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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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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도 조행기 모음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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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조행기록의 장입니다. 기록의 차원에서 부담없이 적어 보시기를..
경칩날
추도에서.
2000. 3. 5일
새벽 3시 30분..
일요일 새벽만 다가오면 바짝 긴장하여 기다리고 있는 나의 달구지에 혼자
올라 타 남해 고속도로를 향해 전속으로 달려나갔다.
점점 밤이 짧아 지기에 이번에는
출발시간을 30분정도 앞당겨 약속을 하여다소 바쁜 마음으로 미팅장소인 바다
휴게소로 향했다.
간만에 혼자되어 호젓하니 차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레드 제플린의 Down By The Seaside를 들으며 흥겨운 마음으로 드라이빙을 즐겼다. 조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차중에서는 주로 조지 윈스턴이나 케니지의 쌈빡하고 맑은 음률의 경음악을 주로 듣는데, 노곤한 심신에 청량한 환기를...
약속시간에 맞추어 바다휴게소에 도착하니
이미 요수님과 포인트님이 도착하여 동그란 통닭 몇개와 오뎅국물을 권하며 반가이 맞이 하신다. 그런데, 포인트님이 조금전 통영 산양면의 달아쪽에서 청하님의 전화가 있었단다. 합류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뜻으로...
여러님들을 만나서 함께하는 조행길
흐뭇하고 반가운 일이지만 전날, 추도의 소형어선을 이미 수배 예약한 후 였기에 안타까움만 더했다. 단체 바다낚시에 있어서의 예약관리 및 일정관리는 철저해야 한다. 즉흥적인 일정변경은 여러가지 예기치 못한 일들을 맞닥드리게
됨에...
일단, 일정대로 진행하기로 하고
통영의 서호시장으로 시락국과 막걸리로 아침 요기를 위하여 바다휴게소를 떠났다. 통영에 거주 하는 포인트님의 고향친구를 약속한 죽림에서 만나 동승하고
서호시장으로 달구지를 돌렸다.
식사를 마치고나니 선편 약속시간이 임박하여
바로 삼덕물양장으로 가서 추도현지에서 보내온 조그마한 어선에 일행모두 승선 출항했다.보드라운 새벽 해무를 보면서 오늘 낮 날씨는 엄청 좋으리라는 예상을 하며 추도로 가는 뱃길,
배 고물(선미)에 서서 한산도의 붉은해를 바라보며..
엇저녁 추도의 이선장님께 확인하니 어제는 아무도 물고기 구경을 못했다며
우리들의 추도행을 깊이 우려 하셨다. 물색도 좋고, 파도도 적당하고, 수온도 적당한데 큰물이 시작되는 어제부터 유달리 조류가 세어진 까닭 이라고 조언을 하신다.
그렇지만, 센물이면 센물대로, 약한 물이면 약한대로
대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갯마루낚시가 아니던가.한목갯마루에 도착하여보니
과연 조류가 거세었다. 이럴때는 조류가 약해질 때를 기다리며 짬짬이 타이밍을 맞추는 방법밖에는..
앗! 갯마루상판을 쳐다보니 원줄 끊어진것, 깨물이 봉돌
바늘달린 목줄, 캐미라이트, 건전지, 각종낚시용품의 비닐포장지 등등...
간밤에 갯마루에서 낚시를 하였던 사람들의 실력이 가늠된다.
늘상 강조하지만 낚시테크닉 보다 환경보호 테크닉이 최 우선 기법이다.
나의 얄팍한 갯마루낚시 운용 등등의 이론은
바다를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기위한 방편 일 뿐이고, 앞으로도 환경친화에
시퍼런 눈을 치켜 뜰 것이다.
각자 채비세팅하여 센 조류를 피해 북쪽상판
보다는 동네쪽 상판끝에서 볼락이 걸려든다. 그런데, 간간히 어신이 올 뿐이다. 이러다간 날샐 것 같다. 나는 북쪽상판 끝에서 1.5호 전유동 구멍봉돌 채비를 한 흘림릴대를 날려보았다. 조류는 개울물 같이 잘도 흘러간다.
서너번 시도끝에 야릇한 입질이 있어 대끝을
지긋이 들어보니 중량감은 꽤 있는데, 볼락 몸부림치고는 너무 미약하게 손끝
으로 전달된다. 올려보니 왕볼락 이었다. 잠간 생각하다가 원인을 알아내었다.
속조류가 겉보다 더 센 관계로 뽈락들이 물밑 돌짬에서 맥을 못추는 것이리라
사실, 센조류에 휩슬리지 않기 위하여
쥐치 같은 물고기는 산호나 해초끝을 입에 물고 견디는 물고기도 있는가 하면,
뽈락같은 저서 어족들은 암초바닥에 바짝 배를 붙이거나 돌짬의 적당한 틈새에 수직으로 일어선 상태로 견디어 낸다는 스쿠버들의 말이다.
그럭저럭 점심때가 되어 요수님께서 새로운 먹거리를 제공하시는데
이번에는 민물장어 구이를 준비하시며 일행들을 부르신다.기실, 일반적인 조행길에 먹거리를 부실하게 준비하는 것은 나역시도 그러한 점이 없지 않았는데..
송구스럽기 그지없는 마음과 함께...
혀끝에 사르르녹는 민물장어와 요수선배
사모님의 정갈하고 감칠 맛나는 소스가 잘 어우러져 소주와 함께 일행 모두 즐거운 점심 한나절이였다.
이번에는 포인트님이 순 통영방식의 뽈락 토속회를 장만한다.키토산이 가득한 껍질채로 사락사락한 뼈까지 엇비슷하게 썰어낸다.마냥, 자연과 함께만 하여도 즐거운데 혀끝까지 즐거우니 이 시간만큼은 무릉도원이 아닌가 싶다.
세계에서 가장큰 식탁(갯마루상판)에
님들의 정성어린 음식을 차려놓고 사량도의 망지리산 자락의 아스라한 옥녀봉을 병풍으로 삼아...
이날, 낚은 볼락은 한못 정도였지만 경칩날 왕뽈락을 확인한 것이 훗날의 기대로 더욱 뿌듯하였다.
추도의
밤볼락 삼매경.
2000. 3. 11. 토요일..
밤바다 벙개출조를 위하여
오전업무를 빨리 마무리 한다고 한것이 어느듯 오후 2시가 훨씬 넘어 버렸다. 집에 도착하여 지난번 바다벙개 후 그대로 팽개쳐 놓았던 장비들을 간단히
손질하고 부산출발 약속장소인 KBS 방송국 정문앞으로 나갔다.
이미, 도착하여 기다리고 계시는
일행들과 함께 동승하여 서둘러 남해 고속도로로 향했다.정작 서둘러야 할 내가 이런 저런일로 늑장을 부려 부산서의 출발시간이 약속시간인 오후 3시를 20분이나 넘어서 지각 출발을 한 셈이다.
학섬 휴게소에서 요수님과 등대님 팀원들과의
만남시간인 오후 5시30분까지 도착할려면 상당히 부담스러운 출발 이였다.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정시에 도착하여서 벙개출조에 처음 동행하시는 등대님 팀원들에게 실망을 끼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는 길 차안에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궁리를
한 결과 미끼는 서마산의 낚시점에서 구입하고 학섬의 일행들과 합류즉시 승선장으로 직행하기로...
몇번의 곡예운전을 불사하고 허겁지겁 달려가다 보니
학섬 휴게소의 상징물인 요트 조형물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때 시간이 17:30분 10초전 이었다. 무사히 약속시간에 학섬휴게소에 도착하여 요수님과 등대님 그리고 등대님의 두 분 동서님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도라지 한 개비 급히물고 출발...
혼자서 느긋하니 방랑삼아
낚시여행 다닐때가 문득 그리워진다.
얄팍하고 신통찮은
조행경력과 하잘 것 없는 알음알이를 내세워 나와 남을 수고로이 만들다니...
삼덕항 물양장에 도착하자 마자
추도 현지배인 작은 어선에 일행들의 몸과 짐을 싣고서 싱그러이 날리는 포말을 맞으며 뱃머리를 추도로 향했다.
초봄이지만 봄바다의 장판같은 잔잔한
수면을 바라보며 쉴새없이 물위를 스치듯 날아다니는 갈매기와 뱃길 수로 옆에 떠있는 섬들을 뒤로하며.. 어스름한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는 저녁무렵..
추도의 대항 선착장에 도착하여
일부는 갯마루에 짐을 풀고, 일부는 방파제 위에다 베이스를 마련했다. 토요일, 대항 방파제의 밤볼락 물때로서는 썩 괜찮은 날인데도 외지 낚시꾼은 아무도 보이질 않는다. 오랜만에 우리 님들만의 쾌적한 마당 이었다.
우선 민박집을 둘러보고
구판장에 들러 이런저런 필요품을 구입하고 식수를 준비할 동안 다른님들은
채비세팅에 들어갔다. 오늘 저녁 식사준비는 여전히 요수님께서 공양주 되어
수고를 하신다.
선배라는 칭호와 어떤 모임을 이끄는 회장이란
직함은 사심없이 봉사를 할 수있는 인품을 먼저 갖추어야 믿고 따르는 후배들이 기라성처럼 많을 것이다.그리고 후배들 역시 각각의 수고로움을 아끼지않고 여러가지 역활을 분담하여 선배님들의 노고에 고마움을 표 하면 그것으로 족하다.
이렇듯 격식에 정형화된 사고방식으로
부터의 자유는 낚시모임에 회장,부회장,총무,재무등 번거로운 군더더기를 배제한 자연스러운 참 모임이 될 것이다. 여튼 서로 행복하게 해주고 기쁨과 위안을 안겨 주어 더불어 기뻐하는 경험을 늘리는 일은 선 후배 모두의 능력으로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다.
저녁식사를 진수성찬으로 끝내고 주변정리 후
본격적인 뽈락 꼬드김 작업에 들어갔다. 접은길이 56Cm의 컴팩트 사이즈인
0.8호/조류450 릴대에 0.5호 막대찌를 달고 리듐전지를 넣어 LED 다이오드에
불을 밝히고 찌밑 수심 약 10 미터로...투척 15~20초 후 내가 즐겨쓰는 30%
자립찌로 부터 완전한 스탠바이 자세로 수직으로 곧게 서 있는것을 보여왔다.
달 없고 바람없고 파도마져 없어진
적막한 밤 바다에 빨간 찌톱의 불빛만 스물스물 한가롭게 떠 있는것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뇌파가 이내 알파 파로 변하는 것을 느껴본다.
조류가 오른쪽으로 약간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느낀 순간
왕볼락 특유의 어신이 눈에 들어왔다. 찌가 한가로우면서 무게가 실린 모습으로 서서히 물밑으로.. 이때, 성급히 챔질을 하면 대개의 왕볼락들은 미끼를
뱉아 버린다. 밤바다의 수면 아래로 내려간 빨간 불꼬리가 흐릿하게 보일 때
까지 기다린 후..
이렇게 올린 왕뽈락을 요수님께 약 올릴 요량으로 자랑을 하였더니 요수님은
2 단계 다이오드가 들어간 멋진 막대찌를 빠른 동작으로 세팅을 하시어,
나의 옆자리에서 나란히 투척을 하여 조금의 시간이 지난 후 곧 왕볼락을
건져 내신다.
내심, 오늘밤 지금처럼 요수님과 내가
찌 투척 타이밍을 절묘하게 맞추면 추도의 봄뽈락 선발대 중 왕뽈락들은 모조리 우리앞에 투항 할것이다.^^
왼쪽의 포돌님, 가운데의 요수님, 오른쪽에 나
이렇게 나란히 서서 찌를 날림에 있어 먼저 나의 찌가 포인트에 도달하여 볼락을 건져내고, 낚은 뽈락을 정리하고 미끼를 점검한 후 다시 투척할 동안 요수님의 채비는 이미 조금전에 내가 올렸던 포인트에 도달하여 다른 왕볼락을 건져내고,
다시 가운데의 요수님 위치로 나의 찌를 날리면 찌가 포인트로 흘러갈 때
쯤이면 요수님은 처음의 위치에서 다시 찌를 드리우고 하는...
모처럼 올라오는 씨알좋은 왕뽈락 무리들을 한동안 그자리에 묶어 두기
위해서는 이런 절묘한 타이밍을 반복하여 시도하면 조과가 흡족하리라.
그럭저럭 올린 왕볼락들은 대왕뽈락 두마리를 포함하여
두어못이 넘었다. 밤볼락 보기 삼매에 빠져있을 동안 벌써 시간은 자정이 되어,
방파제위의 베이스캠프로 일행모두 합석하여 조금 씨알이 작은 볼락은 모두 회를 만들어 추도의 너르디 너른 방파제의 간이식탁에 올려졌고
왕 뽈락들은 등대님께서 준비하신 화로에서
왕소금을 온몸 골고루 맞으며 달도 별도 바람도 없는 적막한 추도의 밤하늘을 쳐다보며 익고 있었다.
등대님의 동서간 우애란 일심동체가 아닌 일심동서라
불러야 함이 옳을 것이다. 세 사람의 동서간이 같이 하는 낚시취미에 오손도손함을 모두 부러워하며, 소주잔 꽤나 비워졌다 채워졌다 하며 뽈락구이의 구수한 불내나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듯 화기애애한 이야기들이 피어 올랐던 한 밤중이었다.
민박집에서 노곤한 몸을 방바닥에 붙여놓고
한숨잔 후 아침에 눈을 뜨보니 동창이 훤이 밝아 있는 것이 아침물때는 포기해야 될것이라고 생각했다.가벼운 아침식사후 각자의 채비로 낚시에 재 몰입했으나 간 밤만 못했다.간밤의 맑은물색에 비해 바람이 바뀌면서 물색을 흐려 놓았기 때문이리라.
아침, 잔잔한 씨알의 볼락 몇마리 더하고
낚시대와 장비들을 거두며 주변 청소 후에 정오 무렵 아쉬움을 뒤로하고
추도를 떠났다.
돌아오는 길 여유 시간이 좀 있고 예의 그 방랑끼가
발동하여 일행들에게 양해를 구하여 고성의 동해면 쪽에 자리잡은 한적하고
조용한 포구를 들렀다.해마다 벚꽃필 무렵부터 봄볼락을 만나려 몇번 다니곤
했던 조용하고 아담한 포구를 끼고있는 그림같은 방파제에 볼락이 들어올 조짐을 옅보기 위함에...
그러나 아직은 몰밭 형성이 엉성하고 청물마져 들어
사월 초순경이나 지나는 길에 다시한번 찾아 보아야 겠다고 생각을 하며
부산으로..
한목의
여름 밤낚시.
2000. 6. 24. 토요일.
질금질금 마른장마를 펼치듯 내리는
보슬비를 바라보며 금번 조행을 위하여 오전업무를 서둘러 마감했다.
이번에도 단촐한 인원이어서
뽈라구님의 차에 합승하여 출발키로 하고 오후 5시에 퇴근하신다는
임조사님과는, 현지도착 후 선편사정을 알아본 뒤 가능하면 늦게나마 합류하기로 하였지만 통영에서 먼바다에 속하는 추도까지 무사동행에 걱정이 앞선다.
가는 길 남해고속도로는 별 정체없이 매끄럽게
달려나갈 수 있어 예정시간인 오후 4시경 도산면 수월리에 도착하였다.
일행을 추도까지 태워다 줄 수월리의 낚시유선인 수양호 선장님과 출항시간
절충을 시도하였지만 오후5시 이후에는 익일 새벽까지 운항할 수가 없다는
이야기에 결국은 임조사님과의 동행이 힘들게 되어 안타까움을 뒤로하고
두사람만이 배에 몸을 실었다.
수월리가 위치한 잔잔한 해역의 고성내만을
20노트로 추정되는 쾌속으로 하얀 물보라를 흩날리며 이끼섬을 지나 멀리 추도를 향했다. 솜털같은 운무가 멋드러지게 휘감긴 점점의 섬들을 바라보며 가는 항해길, 그리고 상긋한 포말내음에 한주일의 피로가 말끔히 가신다.
그 짬에 일정을 마음속에 그려보았다.
오늘밤은 한목갯마루와 방파제에서 참뽈락을 만나보고 다음날 동틀 무렵엔 샛개에 건너가서 벵에돔을 만나보기로...
한목갯마루에 도착하여 짐을풀고 주변정리를
하고보니 여느때처럼의 낚시꾼들이 아무도 없고 마을사람 마져도 보이지 않는 고즈녁함만 가득하였다. 비는 오지않았고 갯마루상판도 적당히 말라 있었으며 한동안 낚시꾼들의 출입이 뜸하였는지 주변이 말끔하여 룰루랄라 절로 기분이 상쾌해진다.
한목뒷 마을인 미조로 가는 숲길에서는
우리를 맞이하는 이름모를 섬새들의 청량한 지저귐이 오늘따라 더욱 선명하게 들린다.
갯마루아래를 쳐다보니 올봄 태생인듯
망상어 치어무리와 토큰만한 쥐치들과 일곱동갈 망둑어들이 맑은 물속을 이리
저리 헤어 다닌다. 한참을 갯마루아래 수족관을 구경하다 섬풍경을 감상하다
뜸이들어 채비세팅에 들어가 우선 죽봉180에 구멍봉돌1호를 달아 첫 새우를
흘려 보냈다.
물흐름이 미약하여 이런저런 잔챙이들만 올라온다.
일반 물때표기준 조금에 속하는 15물이지만 한목의 물살은 그리 만만치 않을것이다. 갯마루 북쪽의 고정닻줄 근방에서 죽봉을 휘두르던 뽈라구님에게 먼저 어신이 전해졌다. 준수한 씨알의 참뽈락이었다.
아직도 갯마루부근 물밑에 남아 서성거리는
사랑스런 볼락들은 무슨 미련에 다른 무리들을 따라 깊은바다로 나서지 않았을까... 아마 나처럼 게으름 피우기를 좋아하거나 계급 질서사회의 숨막히는 획일화에 반기를 드는 못된 놈들일 것이다.
한식경이 지날무렵 나에게도 참뽈락이 찾아와서 앙탈을 부린다.
잊을 만하면 인사를 하고 또 그렇게 한참 뒤에 몇 마리를 더하고...
그러다보니 밤은 이슥해지고 중간 날물에 물돌이가 본격적으로 펼쳐지며
조류가 거세어 진다.
다이오드 막대찌 0.5호에 수심 12Mr로 찌매듭을 한
릴찌낚으로 채비 전환하여 밤바다의 안속으로 청갯지렁이를 흘려보았다.
분명히 밤볼락 어신이 있을만한 지점에 채비가 도달해도 기척이 없다.
갯마루와 방파제에서 같은 시도를 하시던 뽈라구님도..
심심하고 적막한 밤을 날릴 수 있는 고등어떼의
파르륵 거림이 그리워진다. 잘 장만하여 빼득하니 말려 소금쳐 굽어먹으면
좋으련만.. 채비를 주층으로 끌어보았으나 고등어나 메가리의 입질 역시
전무하여 뽈님이 준비하신 얼음채운 진토닉을 한잔하고 휴식에 들어갔다.
그냥 그렇게 밤바다를 물끄러미 보고 있는데
물속에서 초록네온 불빛을 내는 마치, 외계에서 온듯한 이름모를 고기떼들이
섬광처럼 움직인다. 한 두마리가 아니다. 시속 60마일 이상의 유영속도로
갯마루 밑에서 이리저리 날아다닌다. 일사분란하게 물밑 여러층으로 초록네온불 꼬리를 남기며...
일대 장관이었다.
여기다가 인근에 살고있는 수달 형제들까지 갯마루아래로 다가와서 재롱끼
있는 장난을 걸어온다.
뽈라구님의 디지탈카메라로
잠복하듯 조용하게 촬영을 시도했지만 꾀돌이의 영악한 눈에 카메라가
보였는지 그만 물속으로 사라져갔다.
날이밝은 후 확인하여보니
간밤의 초록네온 군단은 바로 고등어 무리였다. 밤바다의 초록빛 야광충을
둘러쓰고 천방지축으로 돌아다닌 놈들이...
미끼를 거들떠 보지도 않던 고등어떼와 불쑥거리듯 나타나는 수달들의 잦은
출몰이 날궂이에 관계 되지않을까 하고 생각해보았다.
비가 오지않고 북쪽하늘이 개며 뽀송한 바람이 불어옴에 갯마루위에서 한숨
자기로 한것이 깨어보니 늦은 새벽이 되어 벵에돔 물때를 넘겨버려,
첫새벽 벵에돔을 만나기 위해 샛개로 건너가기로 한 일정을 포기하고 전마선
한 척을 얻어타고 보리멸이나 낚을 요량으로 아침바다에 노를저어 다녔다.
딱히 포인트라 할 수 없는 곳곳에서
보리멸의 왕성한 입질을 받으며 어여쁜 아가 참돔까지 구경할수 있어 잔손풀이는 너끈하게 되었다. 보리멸이 뜸할무렵, 참뽈락 욕심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어 동쪽 굴강정 부근 세무디 여까지 전마선을 저어 저어 시도했지만 낱마리로 끝나고...
점심식사 후 다음을 기약하며 한목선창을 뒤로 아슴푸레 멀리 보일듯 말듯한
수월리로 향해 회항을 하였다.
해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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