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마루조행기

이 름

물병	2003-07-03 18:38:29, Hit : 3314

제 목

바람난 물병의 조행기2. (1-2)

2부 출조는 계속 되어야 한다.

발밑에서 탈탈거리며 올라온 놈은 씨알 좋은 볼락이 아닌가?
아이고 이기 왠떡?
있을거란 생각만 가지고 확신을 못했는데..   이기 얼마만의 씨알좋은 볼락이란 말인가?

최근 한달여 동안은 주말에 몇군데 가봐도 잔챙이 일색이었는데..  요는 우찌 씨알이 이리 좋은지..

한번의 입질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탐색에 나섰다..
바닥 수심이 4m 정도로 좀 낮아서인지 경계심이 많아서 인지 마루 바로 밑에서만 입질이 오고 주위에 엄폐물이 있는 곳에서만 입질이 온다..   불과 50cm만 벗어나도 입질이 없고..

낮은 수심에서 한 마리씩 낚아 올리는데도 손맛은 손맛대로 좋다..   역쉬 볼락도 씨알이 좀 있어야 제대로지..ㅋㅋㅋ
한 30여분 동안 몇마리 잡았더니 인자 이놈들이 흥분(?)했나 보다..
주위의 몇놈이 같이 파르르 한다..

곧바로 가지를 하나 더 하니 쌍방울이다..  야호..
쌍바늘이 탈 때 마다 일행들에게 벵에 접고 볼락이나 하러오라 꼬시니 본척 만척이다..

그렇게 한참을 재미를 보는데.. 아쉬운건 밑에 장애물이 많아 줄이 자꾸 터지는 것이었다..
그래 인자 적당히 피었으니 줄이 굵어도 될꺼야..
혼자말을 되새기며 보조 가방에서 1호 줄을 가져와 채비를 매었다..
하지만 이것도 쓸림에는 별수 없는지..
한 마리 더 잡을라다 한 마리 더 놓치는 꼴이 되었다.

한 바늘만 있을땐 닻즐에 걸려도 살살 고시면 풀리곤 했는데. 두 바늘에 걸리니 서로 다른 방향으로 닻줄을 걸어 버리는 것이 아닌가?

다시 바늘 하나를 떼어 버릴려다가 쌍바늘에 고기가 걸렸을 때의 희열을 잊지 못해 한동안 그렇게 계속했다..    걸면 팅, 걸면 팅..

한시간 넘게 해서 3못 정도 뽑아내고 한못 반정도 방생하고 하다보니 여간 재밋지가 않다..
그러다 제법 힘쓰는 놈을 만나 올려 보니 벵에돔이다..

일행에게 보여 주니..  포인트에선 안올라 온다며 투덜투덜 한다..
잠시후 일행 두명이 장대 하나씩 들고 내려와서 탐색한다..   하지만, 갑자기 많아진 부산스러움 때문인지? 물 때 때문인지? 입질이 약아지며 결국은 볼락들도 마루 밑 복잡한 지형 속으로 숨어 버리고 나 또한 조황의 기복이 생기기 시작했다..

결국 한사람이 오래 참지 못하고 다른 포인트를 탐색하러 떠나고.   한사람만이 나와 합류해서 계속해서 몇마리더 챙길수가 있었다..  뛰엄뛰엄이지만 벵에와 볼락, 능성어를 포획후 움추렸던 몸을 추스리고 보니 비가 한두 방울 떨어진다..
아~ 이제 수중전이구나..   출발전 체크해 본 예보와 비슷하게 맞아 떨어진다.
두 개의 비구름이 이쪽을 지나는데.. 지금의 비구름은 엷고 시간도 얼마 안되고, 새벽의 비가 양도 많고 한동안 계속 온단다..

비속에서도 아주 뛰엄 뛰엄 낚이긴 하지만, 날궂이의 시작인지 입질이 여간 까탈스럽지가 않다.
나머지 한명도 약아진 입질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마루를 떠난다..

다시 마루가 조용해지자 깊은 곳에 있던 볼락이 가끔 나오긴 하는데.. 입질이 넘 약아 한 마리 낚아 낼려면 온 신경을 주시해야만 했다..

일행들은 자기들이 마루를 나가니 또 고기 온다며, 와 우리 자린 벵에 없냐고 한탄이다..
결국 나도 볼락도 잡을 만큼 잡았고 이이상 더 잡으면 이사람들이 요게 자주 올까봐..ㅋㅋㅋ
마루을 떠나 흘림대를 잡았다..

한동안 나도 방파제에서 깝죽거려 봤지만, 별다른 입질을 받지 못했다..
만장 같은 잡어들의 성화만 당하고...

밤은 깊어가고 비는 오락가락 하고..  입질은 없고 하니 한사람씩 한사람식 흩어진다..
그중에 장대의 볼락 조과가 좋아서 다들 장대로 바뀌었는데..
난 장대가 없어서 눈으로만 즐길 뿐이었다..
마침 kp대가 있어 몇군데 탐색 해 봐도 입질은 있는데 넘 약아 낚아 내기 힘들고 밑걸림이 심해 금방 포기 할 수밖에 없었다..

새벽에 들어서 물도 많이 빠지고 비도 상당히 많이 오고 해서 낚시를 포기 하고 잠을 청할려고 주위를 둘러보니 마침 마을 앞 한쪽 구석에 천막이 하나 있다.
반쯤 파손 되었지만 지붕을 비를 가릴수가 있어 그밑에 텐트를 치고 아침을 기약하며 잠이 들었다..

6시에 일어나 밖을 내다보니 어제는 남서풍 뒷바람이더니 이젠 샛바람에 비도 많이 온다..
백파가 치고 마루도 덜썩이는걸 보니 나가기 싫어져서 다시 한숨 더 자기로 했다.

철수 한시간 반전에 나가 30분을 철수 준비하고 한시간만 다시 마루 탐사를 해야지 했는데..
그건 망구 내 생각이고 텐트를 정리하고 낚시자리로 돌아가니 날이 안좋아서 한사람이 배를 불렀단다..

쩝 아쉽네..
할수 없이 아침 낚시는 포기하고 철수길에 오늘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자원은 확인 했으니 조만간에 본격 탐사를 다시 해 봐야지..

- 끝 -

읽어 주셔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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