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마루조행기

이 름

물병	2003-07-04 17:30:34, Hit : 3644

제 목

바람난 물병의 조행기3.(2편)

제 2 편 환상의 섬 **, 그곳은 환장의 섬이었다(7/2~7/3 *도편)

매물도에서 섭섭하게(?) 철수후 낚시점에서 모여 잠깐 쉬면서 왠지 억울하다며 2차전을 준비 한다..

일행중 한사람이 전주에 *도에 다녀와서 돌돔이랑 참돔이랑 농어랑 엄청 잡았다고 했다..
물론 자기가 잡은게 아니라 그때 같이간 배의 손님들이 말이다..
이곳은 멀기도 멀고 낚시 금지 구역이라 걸리면 문화재 보호법으로 입건 되는곳이기도 하다.

간이 작은 나는 일지감치 포기하고 잘 다녀오란 말을 하고 집에 와서 비에 젖은 텐트며 낚시복이며 말리고 쉬고 있었다.

저녁이 되어 한통의 전화가 왔다. 5명이서 배를 이야기 해놨는데. 한사람은 더 가도 된단다.
난 일기도 좋지 않아 안간다 했는데..  이번에 안가면 언제 다시 기회가 올지 모른다며 이번에 꼭 같이 가잔다..  또 할수 없이 승낙을 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2일 아침..
11까지 낚시점에 집합후 낚시점 차를 빌려 6명이 작금을 향해 출발했다.
차가 완전히 만땅이다..   여수를 지나 점심을 먹고는 출발하려는데..  조수석 앞타이어가 이상하다..
바람이 많이 없는 것이다..  아~그래서 핸들이 쏠렸구나..
가까운 경 정비소를 찾는데..  일행중 한사람은 차에 짐을 많이 실어서 그렇다나???
멀마안가 정비소에 가서 정검하니 나사못이 하나 밖혀 있다..   빵구 때우고 또 출발..

돌산 대교를 지나니 선장에게서 전화가 온다..   약속시간에 좀 늦을것 같다 하고..  열심히 달렸다..
드뎌 항에 도착.  짐을 싣고 출항을 했다..

거리가 멀어서인지 다들 한자리씩 차고 잠을 청하고 있다..   나도 맨 뒷편 의자에 누워 한숨자고 나니 한시간이 흘렀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보이는 것이라곤 사방이 바다다..

잠은 깨고 일행은 자고 있고 해서 선장 옆에 가서 오늘 포인트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항에서 그곳까지 소요 시간이 2시간 40분이고 앵커 놓고 하면 한 3시간 걸린단다..
휴~~ 멀다.  GPS를 보니 배의 속도가 15노트 정도 된다. 그리 빠른 편은 아니구나..  그러니 3시간이나 걸리지.. 하고 자리로 돌아 오니 몇 일행이 일어나 벌써 채비를 꾸리고 있다..

나도 준비한 1.75호 대에 4000번 릴을 장착하고 2호 막대찌 채비를 했다..
출항한지 2시간여쯤이 지나니 오른편 멀리 모기여가 보인다.. 안개가 끼어서 희미하게 보인다..
다시 한참을 달리니 정면에 오늘의 목적지가 보인다.

웅장한 그 모습이 우리나라의 다른 섬과는 사뭇 다르다.
아마 먼바다의 거친 바다에 수만년을 보내다 보니 저렇게 되었겠지..
온 사방이 100M 정도 되는 깍아지른 절벽이다. 작은 섬들이 옹기종기 떼를 이루어 한쪽 무리를 상*도 라하고 다른 한쪽 무리를 하*도 라고 한다.
그 가운데 작은 섬이 있는데 저건 뭘까?..  하도 섬들이 많아서 이름을 알지도 못하겠다..
선장이 가이드랑 뭐라뭐라 하는데..  도저히 알수가 있어야지..

아묻든 섬을 한바퀴 도니 험한 갯바위 한쪽에서 농어 루어낚시를 하는 사람이 있다..
먼저 도착한 다른 배도 있다.

선장이 포인트를 정한 후 양닻을 놓고 낚시를 시작 했다..
수심은 20M정도 나오는데..  먼바다 치곤 조류가 심하진 않다 오히려 느리다는 기분이 든다..

각자 자기 나름대로 낚시를 시작하니 넣자마자 간간히 입질을 한다..
난 크릴을 끼웠더니 잡어가 넘 많아 미끼만 따먹히고 있다.  잠시후 드디어 나에게 첫 입질이 왔다 근데.. 30이 안되는 작은 싸이즈의 참돔이다. 미끈히게 생긴 모습이 역시 바다의 미녀 답다.
보통 욕지나 노재에서 잡던 탈출병들과는 차원이 틀리다.

올라온 첫 고기를 작다고 방생하고. 또 흘리고..
포인트에 농어가 붙었는데..  큰것과 작은것이 같이 낚인다..   몇몇은 청개비나 혼무시로 미끼를 바꾸는데. 작은 사이즈의 농어만 올라온다.  그러다 가끔 40~50 정도 되는 놈이 올라오고..

난 수심을 깊게 주어서인지, 크릴을 끼워서 인지 참돔만 올라온다..
같이간 일행이 보더니 총무는 참돔만 잡네. 다른 사람은 다 농어 잡는데..  한다..
수심을 깊게 주라 일러 두고 다시 다시 흘리는데 뭔가 덜컥 한다..

1.75호 대가 휘고 드랙은 찍찍거리고 난리다..  드디어 쓸만한거 한 마리 오는구나!!!..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반쯤 감아 올리니 언제 왔는지 선장이 뜰체를 들고 준비하고 있다..
잠시후 모습을 드러낸 놈은 씨알 좋은 부시리 였다..
작년 여름에 잡았던 놈들보단 작지만, 그래도 한 60정도 되는기 힘은 좀 쓴다..
그후 농어 몇마리 추가하고 입질이 뜸해 포인트를 옮기기로 했다..

다른 자리에 가선 너울을 좀 탄다.. 옆에 뭔가를 잡고 서있어도 가만히 있질 못할 정도 였다..
요서도 상사리와 가지메기만 올라온다..
다른사람들은 그래도 재밋다고 난리지만, 난 왠지 허무하다..
요런것들은 통영권에서도 얼마든지 잡을수 있단 말야!!  제발 나에겐 대물이 와다오..

너울을 넘실대고 몸은 이리저리 흘들리고..  정신이 없다..
그러다가 한번 큰 너울에 중심을 잃고 쿨러위로 넘어졌는데..
하필 낚시대가 사타구니 사이에 끼여서리..
읔!!!! 더 이상 말은 않겠다.. 한 10여분 쉴 수밖에 없었다..

낚시대로 똥침(?) 한방 맞고서는 뒤로 물러서서 구경만 하고 있는데..
다름 사람들이 연신 올리고 있다. 하지만 올라오는것들이 여전히 작은 싸이즈다..
분명 큰놈들이 있을건데..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채비를 흘리고..  여전히 씨알은 맘에 안들고..
혼자 투덜투덜 하니 옆의 일행이
"와?"
"씨알이 맘에 안드네예"
"그래도 입질 하는기 어디고"
"옴마얏"
"와? 왔나?"
한다..   투덜 투덜 얘기 하는중에 뭔가 한놈이 입질을 했다..
근데 이놈의 힘이 장난이 아니다.  이 힘에 비하면 앞서 낚은 부시리가 장난 같은 기분이다..

릴의 드렉이 찌~~~익 한다..  드렉을 많이 조인탓에 대가 부러질듯하다..
드렉을 줌 풀어 주니, 갑자기 옆에서 비명을 지르듯 소리 친다..
" 안돼!!!. 드렉 주면 안돼!!!!"
"대가 뿌사질라는데예"
"그래도 안돼 빨리 다시 조여!!"
"대 뿌라지모 안됩니다"

무지막지하게 풀리던 드랙 멈췄다.  근데 낚시대를 감아 보니 뭔가에 걸린게 아닌가?..
이게 왠일이래?..
수심이 20M가 넘느데..  난 17~18M를 주었는데..   바늘이 최소 5M 이상 떠있는데..
앙카가 뭔말이란 말인가?..
허무하다..   옆에선 기분이 좋은지, 아쉬운지..
"그봐 드랙 주면 안된다 했잖아" 하며 웃는다..

혹시나 고기가 나올가 싶어 한 2분여를 갖고 있다.
결국은 줄을 끊기로 했다. 원줄 6호에 목줄 5호를 사용했는데..
쉽사리 끊어지겠나?..  원줄을 손에 칭칭감고 몇번의 시도 끝에 겨우 채비를 회수할수 있었다.
수중찌는 하나 날려 먹고..

대부분의 수심이 깊고, 생각보다 조류는 안가 3호찌로 바꾸기로 하고 채비를 다시 꾸리니 저녁을 먹자고 한다..

어느새 날은 어두워져 있은 것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식사를 하는데..   다들 성급하게 대충 먹고는 또 낚시대 들기가 바쁘다..

나 또한 예외가 아니어서 밥을 먹자마자 대를 들었다..
감성돔 7호 바늘에 큼직한 청개비 대여섯마리 끼우니 그 크기가 작은 고기만 하다..
역쉬 미끼는 큼지막해야 큰게 물꺼야 속으로 허황된 꿈만꾸고..

낚시를 하는건지 배에 매달리는건지..  알수가 없다..

배에서 채비를 대충 던져 흘리고는 찌가 까닥거리거나 우짜거나 신경쓸 여력이 없다..
흔들리는 배를 꼭부여 잡고 몸추스러기에만 바쁠뿐..
그러다 고기가 물면 찌가 온데간데..  없으니 그때 챔질하면 된다..

하도 배가 꼴랑여서 도처히 서있기도 힘들무렵..  배의 앙카가 빠져 배를 다시 대야만 했다..
닻을 다시 올리고 배를 새로 잡고 다시 앙카 내리고..  배를 바로 잡는다고 시간만 한참 지났는데..
이번에도 앙카가 빠져 버렸다..   도저히 이곳에선 낚시가 안되 다시 다른 포인트를 찾아 옮겼다..
하지만 이곳에선 조류가 안간다..
또 다시 다른 포인트를 찾아 이리저리 움직인다고 시간만 보내고 있다..

날이 안좋아서 몇몇의 다른배도 너울을 피해 파도 뒤로만 몰려있어 자리 잡기도 여의치가 않다..
몇군데를 둘러보는데..  하도 섬들이 많아 여기가 그곳 같고 그곳이 여기 같다..
게다가 비까지 몰아치니 주위 사방이 칠흑같은 어둠이다..

아무리 불빛이 없는 바다라도 하늘과 섬들과의 경계선은 대충 보일건데.. 그냥 아무것도 안보인다..
모자에 붙인 후레쉬를 켜기 전까진 눈을 깜으나 뜨나 똑같은 것이다..

몇번의 옮긴 자리서는 입질이 영 없다..
가끔 상사리가 올라오긴 하지만 그건 몇명에게만 한정된 입질이 올 뿐이었다..
나에게 그런 운은 없나 보다..

장시간의 항해와 너울 때문에 금방 피로가 찾아오고.. 그중 한사람은 시간이 9시 밖에 안 됐는데..
인자 한 12시쯤 됐나며 물어 본다..
게다가 멀미를 하는 사람도 있어 한숨만 내쉰다..

새벽 2시까지 하기로 했는데.. 날이 안좋아 아마 일찍 돌아 갈 것 같다..
장대 같은 비를 맞으며 낚시를 해도 이젠 별다른 입질도 없고..
힘도 빠지니 인제 고기를 찾아 낚는게 아니고, 암때나 던져 놓고 지나가는 골빈 고기가 물어 주기만을 기다린다..  허허..  그래도 그걸 물고 오는 골빈 고기도 있으니..
역시 이곳에 고기는 많은 모양이다..

선장은 오늘 고기가 영 안나온다며 손님들에게 미안해 하고.. 손님들은 날궂이 때문에 그렇다며 이해를 한다..
그 뒤 두 번의 포인트를 더 옮겼지만 입질은 제대로 못 받고.. 쓸쓸히 인자 마감인갑다는 생각만 든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 낚시대를 놓지 못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이제 낚시대를 하나둘 대를 접고 선실로 들어가 버린다..

결굴 12시30분이 좀 넘어 한사람이 도저히 못참겠는지 철수 하자고 성화다..
입질도 없고하니 다들 그러자며 수긍하며 채비를 접는다..
나는 우짜던둥 한 마리라도 더 걸라고 했는데..  그게 맘대로 되나 결굴은 5분을 버티지 못하고 대를 접고 말았다..

오는길은 험란했다..  어질러진 배를 청소하고 밑밥통이면 쿨러며 정리하고 선실로 들어오니 사람들은 저마다 쓰러져 잠을 청하고 있다..
자리좀 비워두지 저마다 대자로 누워 있으니 누울 자리가 없다..
이왕 손에 물 묻힌거 내것을 비롯 눈에 뛰는 남의 것까지 닦아 놓고 옮겨 놓고 했더니만..
괜히 남좋은 일만 했다..
흔들리는 배에서 우찌 저찌해서 겨우 누울자릴 만들었더니 바닥은 울퉁 불퉁하고, 팔은 곱게 모아 배위에 올려야지 옆에 내려놓을 수도 없다..

그래도 피곤해서 인지 잠은 금방 든다..
비좁아서인지 몇번 중간에 깨고, 또 높은 파도에 쿵쿵거릴 때 가끔 깨곤..  그래도 잘 잔편이다..
1시에 철수해서 도착하니 4시 정각.
짐 싣고 다시 진동으로 돌아 왔다.  오는 동안도 비가 얼마나 오는지..

잡긴 몇마리 잡아도 왠만큼 작은건 놓아 주다보니 쿨러에는 달랑 6마리만 들어있다..
무게만 묵직한체..
아쉬운 한마린 *도에 놓아주고 왔으니 또다시 언제가 될지모르만, 그땐 꼭 생포 하리라

다음을 기약하며..

- 물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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