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하마루편
안녕하십니까,
주말 즐겁게들 보내셨는지요.
갯마루 가족님들의 항상하는 염려덕분으로 조발수로를
스쳐가는 물길 잘 다녀왔습니다.
땅길..3시간 물길..2시간 꽤나 먼 곳이었지만 무리지어
깨춤을 추며 반겨주는 청볼락들과 진종일 피고지고 놀다
보니 지루할 겨를이 없었답니다.^^
은하마루를 끼고 남쪽으로 즐비하게 자리잡은 소담스런
갯마루는 지금부터 뽈락의 봄이라 해도 과함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것도 떼지어 유랑하며 가슴이 연보라빛인 청볼락들의
물길 구석구석을 들여다 보는 습성이 이 겨울 다가도록
계속 이어지리라 봅니다.
센 조류를 견디어 내느라 몸은 어찌그리 탄탄하며 눈망울
은 어찌 그리 똘망똘망한지..
섬 산 치고는 제법 험준한 모양새를 하고있는 산 기슭의
은하마루이지만 주민들의 소박함과 따뜻함에 밤 가는 줄
모르고 즐거웠습니다.
거기 그렇게 살아도 참볼락 맛은 자주볼 수 없었다며 회
한 소쿠리에 마을앞 홍합장에서 가져온 싱그런 돌담치와
보해소주 그리고 끝없는 친절에..
날이 밝자 하늘마루는 다시 큰기침을 내며 소나기 입질을
붓기 시작하였지만 내 고기바구니는 그리 크질않아 미련을
떨쳐버렸답니다.
이것이 혼자 다니는 낚시의 병폐라 봅니다. 달리 할 일도
없다보니 낚는데만 기울어 질 것은 뻔하고 주위에서 보는
사람 없다보니 양껏 고기욕심을 낼 수도 있다는 말이지요.
하긴 일년 열두달 이런 날이 얼마나 있을까 마는 하늘높은
곳에서 아래로 쳐다보는 느낌으로 쪼그리고 다니며 자신의
낚시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상상을 해보면 어떤 회의감마저
들기도 하답니다.
여튼.. 은하마루 가는 물길 인근에 참한 갯마루들이 서너개
정도 보여 앞으로의 보존에 따라 정출지로서도 손색 없음을
가늠하며,
지난 여름 전국에서 몰려온 버얼건 태풍이 지나가며 황폐화
되어버린 가슴아픈 아련한 솔개마루의 전철을 밟지않기 위해
보안에 더욱 힘 쓸 요량입니다.
그렇지만 많이 궁금하기도 하실터라 금번 탐사간 섬의 위성
사진 한 컷을 올려봅니다.눈 밝은 님들 참조하시라고..하하
오는 길 부분 도로정체는 있었으나 그런대로 원활하게 귀가
하여 그 동안 소홀하였던 이웃들에게 바구니를 풀었답니다.
해조는 이제 100일정도는 낚시가서 공양주만 할 생각입니다.
숱한 청뽈락들의 똘망스런 눈망울을 뒤로 하고서..
함께 듣고있는 음악은
오티스레딩의 '자그마한 포구의 잔교에 앉아서'라는 노래
인데, 마루에 홀로 앉을 때 속으로 자주 흥얼거리지요.
생기찬 한주를 열어가시고 오후.. 좋은 시간되십시오.
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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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조황
